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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스타] '첫 승+ERA 2.88' 켈리, 비결은 '스플리터+스위퍼'

"5년 동안 커브를 결정구로 삼아 먹고 살았다. 타자들이 다 알고 기다렸고, 그래서 타자의 시각을 다른 방법으로 교란시키고 싶었다."KBO리그 6년 차. 케이시 켈리(35·LG 트윈스)의 변신은 과연 통할까. 일단 시작은 나쁘지 않은 모양새다.켈리는 12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4 KBO리그 정규시즌 두산 베어스와 맞대결에 선발 등판해 7이닝 2피안타 2볼넷 8탈삼진 1실점(비자책) 호투로 올 시즌 첫 승리를 챙겼다.눈에 띄는 건 구위다. 켈리는 지난해 10승(7패)은 거뒀지만 평균자책점이 3.83으로 전년(2022년 2.54) 대비 치솟았다. 153개였던 탈삼진도 129개로 줄었다. 지난해 통합 우승에 도전했던 만큼 그를 교체해야 우승할 수 있다는 여론까지 나왔다. 염경엽 감독은 그를 믿고, 대신 신 구종 장착에 도전하자고 켈리를 독려했다. 그 결과 켈리는 한국시리즈(KS)에 두 차례 등판, 완벽한 호투로 통합 우승의 일등 공신으로 변신했다. 어렵게 보였던 재계약도 성공해 한국 생활 6년 차를 맞이했다.아직 시즌 초지만, 올해는 4월 기세가 나쁘지 않다. 3월만 해도 주춤했으나 4월 2경기에서 모두 퀄리티스타트플러스(선발 7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기록했다. 12일 승리 후 취재진과 만난 켈리에게 그 비결을 묻자 구종을 들었다. 켈리는 "지난 시즌 KBO리그 온 후 가장 어려운 해를 보냈다"고 돌아보면서 "그래서 비시즌 동안 새로운 구종을 연마했다. 스위퍼를 익혔고, (KS를 앞두고 장착한) 스플리터도 더 가다듬었다"고 소개했다. 12일 경기에서 켈리의 투구 분석표에는 총 29구의 커브, 3구의 스플리터, 8구의 체인지업, 11구의 슬라이더, 7구의 커터(컷패스트볼)가 잡혔다. LG 구단은 이 구종들 중 슬라이더가 스위퍼라고 소개했다.KBO리그는 현재 스위퍼 천하다. 지난해 최우수선수(MVP)를 탄 에릭 페디(시카고 화이트삭스)가 스위퍼로 리그를 평정했다. 대체 외인으로 2년 연속 찾았지만 180도 달라진 성적으로 올해 3년 차 재계약에 성공한 브랜든 와델(두산 베어스) 역시 스위퍼에 가까운 횡슬라이더를 구사한다. KIA 타이거즈가 새로 영입해 평균자책점 0.47을 기록 중인 제임스 네일의 무기도 역시 스위퍼다.켈리 역시 레퍼토리에 스위퍼를 넣었다고 했다. 다른 투수들과 달리 신무기 하나로 리그를 평정하는 게 목표는 아니다. 켈리는 "KBO리그에서 5년이나 뛰다 보니 타자들이 내 성향을 잘 안다. 타자들은 내가 뭘 던질지 어느 정도 계산을 하고 나온다. 그래서 새롭게 타자들을 요리할 방법을 찾아야 했다. 이를 위해 비시즌 동안 시간을 많이 할애했다"고 전했다.켈리는 "알다시피 내 결정구는 커브였다. 그걸로 5년 동안 먹고 살았다. 그러니 타자들도 아무래도 '켈리는 커브볼이지'라고 알고 들어온다. 그래서 타자의 시각을 다른 방법으로 교란시키고자 했다"며 "내가 생각했던 건 직구를 몸쪽에 심어놓고, 직구와 똑같은 궤적에서 움직이는 스위퍼를 던지는 것이었다. 스위퍼로 타자들의 시선을 분산시키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한국에서만 6년 차. 한국 야구는 이제 켈리의 직장을 넘어 삶 그 자체로 느껴졌다. 켈리에게 신입 디트릭 엔스(LG)와 어떤 이야기를 나눴냐고 묻자 그는 웃으면서 "별 얘기는 안 한다. 어떤 곳이 맛집인지, 키즈 카페는 어디가 좋은지 이야기한다"고 전했다. 그는 "엔스는 메이저리그(MLB)와 일본프로야구(NPB)에서 뛴 선수다. 투구에 대해서는 내가 이야기해줄 게 없다. 또 지금까지 굉장히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기도 하다. 그의 활약을 지켜보면서 '야구 참 볼 만한 걸. 재밌네'라고 생각하게 된다"고 말했다.29년 만의 통합 우승을 이룬 직후, 우승 후보 1순위로 꼽힌 올해지만 LG는 출발이 다소 더디다. 12일 승리로 9승 1무 8패. 5할 승률에서 겨우 +1을 맞췄다.하지만 켈리는 자신감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야구라는 게 쉽지 않다. 실패할 확률이 성공할 확률보다 굉장히 높다"면서도 "우리 팀은 베테랑들, 경험 많은 선수들이 정말 많다. 이들이 해결책을 찾을 거고, 팀도 정상 궤도로 올라올 거로 생각한다"고 기대했다.켈리는 "분명 우리 팀이 할 수 있는 최선의 야구를 못하고 있는 건 사실이다. 하지만 선수들은 끝까지 열심히 하고 있고, 매일 열심히 운동하고 있다. 선수들이 이 어려움을 타개하고 반드시 해결책을 찾아낼 거로 믿는다"고 말했다.잠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4.04.12 2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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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강 후보 한화의 첫 승 이끈 '흥부자' 페라자···공동 선두 삼성, SSG 9회 진땀승

한화 외국인 타자 요나단 페라자는 홈런을 확인한 순간 배트를 내동댕이쳤다. 이내 포효하며 베이스를 돌던 페라자는 대기 타석의 노시환과 세레머니를 한 후 더그아웃에서 동료들과 격하게 기쁨을 나눴다. 한화는 24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의 개막 두 번째 경기에서 8-4로 이겼다. 이로써 전날 류현진의 복귀전에서 LG에 패배(2-8)배를 설욕했다. 한화는 올 시즌 4+2년 최대 72억원에 안치홍을 FA(자유계약선수) 영입했고, 지난달엔 류현진의 복귀까지 확정됐다. 단숨에 5강 후보로 올라섰다. 공교롭게도 개막 2연전 상대는 '디펜딩 챔피언' LG였다. 류현진이 나선 23일 경기에선 2-8로 졌다. 자칫 24일 경기마저 내줄 경우 초반 힙겹게 시작할 수 있었다. 한화에 승리의 기세를 가져온 건 새 외국인 타자 페라자였다. 이날 2번 타자 우익수로 선발 출전한 페라자는 4타수 2안타 2타점 3득점을 기록했다. 안타 2개는 모두 홈런. 한화는 페라자와 함께 선발 투수 펠릭스 페냐의 6과 3분의 2이닝 6피안타 2실점 4탈삼진 호투를 곁들여 승리했다. 페라자는 23일 KBO리그 정규시즌 데뷔전에서 4타수 2안타(2루타 1개)로 기분 좋게 출발했다. 24일에는 국내에서 가장 큰 잠실구장 담장을 두 번이나 넘겼다. 페라자는 0-1로 뒤진 4회 초 임찬규의 시속 129km 체인지업을 잡아당겨 KBO리그 마수걸이 홈런을 신고했다. 비거리는 112.6m. 페라자는 큰 액션으로 기쁨을 표출했다. 한화는 5회 초 문현빈의 적시타로 2-1 앞서갔고, 6회 페라자가 다시 한번 임찬규를 상대(시속 110km 커브)로 홈런을 터뜨렸다. 시즌 2호 홈런(비거리 115.7m)이다. 한화는 최근 몇 년간 외국인 타자 잔혹사에 시달렸다. 지난해에는 새 외국인 타자 브라이언 오그레디가 타율 0.125의 처참한 성적표를 남긴 채 퇴출됐다. 교체 외인 닉 윌리엄스 역시 68경기에서 타율 0.244 9홈런 45타점으로 썩 만족스럽지 않았다. 페라자는 출발부터 다르다. 두 경기 모두 멀티 히트(한 경기 2안타 이상)를 기록하는 등 개막 2연전에서 타율 0.500(8타수 3안타) 3타점 3득점을 기록했다.베네수엘라 출신 페라자는 특유의 흥이 넘친다. 많은 에너지로 팀 분위기를 주도한다. 배트 플립에 대해서도 "한국에서는 배트 플립을 할 수 있다고 들었다. 그 역시 스포츠의 한 부분이다. (팬들에게도) 재미로 다가갈 수 있다"며 화끈한 모습을 예고했다. 8회 쐐기 3점 홈런을 포함해 4타수 2안타 3타점을 친 5번 타자 채은성은 "올해 좋은 선수도 많이 왔고, 팬들이 기대 많이 하시는 것을 알고 있다"며 "가을 야구가 목표"라고 강조했다. 한편 수원에선 삼성 라이온즈가 난타전 끝에 KT 위즈를 11-8로 제압, 2009년 이후 15년 만에 개막 2연승에 성공했다. 선발 외국인 투수 데니 레예스가 6이닝 6피안타 1실점하며 KBO리그 데뷔승을 신고했다. 인천에서는 SSG가 롯데와의 경기에서 6-0으로 앞선 9회 초 6점을 뺏겨 동점을 허용했으나, 9회 말 기예르모 에레디아가 끝내기 홈런을 쳐 7-6으로 이겼다. 개막 2연승으로 삼성, KIA 타이거즈와 함께 공동 선두를 형성했다. 창원에선 두산 베어스가 NC 다이노스에 6-3으로 승리하며 전날 패배를 설욕했다. 광주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KIA-키움 히어로즈전은 우천으로 순연됐다. 잠실=이형석 기자 2024.03.24 1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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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전 KT 라모스 영입-알칸타라·브랜든 재계약···외인 삼총사 구성 완료

이승엽 감독이 이끄는 두산 베어스가 2024년 외국인 삼총사 구성을 완료했다. 두산은 "외국인 투수 라울 알칸타라(31) 브랜든 와델(29)과 재계약하고, 외국인 타자 헨리 라모스(31)를 신규 영입했다"고 21일 알렸다. 알칸타라는 총액 150만 달러에 계약했다. 계약금 50만 달러, 연봉 80만 달러, 인센티브 20만 달러의 조건이다. 2020년 20승 2패 평균자책점 2.54를 기록한 뒤 일본 프로야구로 진출한 알칸타라는 2023년 두산으로 돌아왔다. 올 시즌 31경기에서 13승 9패 평균자책점 2.67을 기록, 변함없는 에이스의 면모를 과시했다. 역대 두산 외국인 투수 중 대체 선수로는 처음 한 시즌 10승을 달성한 브랜든과는 총액 113만 달러에 계약했다. 계약금 25만 달러 연봉 75만 달러 외에 인센티브 13만 달러가 포함됐다. 브랜든은 올 시즌 18경기에서 11승 3패, 평균자책점 2.49를 올렸다. 새 외국인 타자 라모스와는 인센티브 10만 달러 포함, 총액 70만 달러에 사인했다. 라모스는 지난해 KT 위즈 소속으로 잠시 활약했다. 지난해 시범경기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으나 발가락 골절상으로 방출됐다. 부상 전까지 18경기에서 타율 0.250, 3홈런, 4타점, 10득점을 기록했다. 라모스는 알칸타라와 마찬가지로 KT를 통해 KBO리그에 데뷔한 뒤 두산 유니폼을 입게 됐다. 한국을 떠난 뒤 미국으로 돌아간 라모스는 올해 미국 메이저리그(MLB) 신시내티 레즈와 계약을 체결했다.미국 메이저리그(MLB)에서는 23경기 타율 0.243, 18안타, 5타점에 그쳤지만 트리플A에서는 76경기 타율 0.318, 13홈런, 55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954로 좋은 활약을 선보였다.우투양타 외야수인 라모스는 왼쪽과 오른쪽 타석을 가리지 않고 힘 있게 스윙하며, 강한 어깨와 선구안까지 갖췄다는 평가다.두산 구단은 "외야가 넓은 잠실구장 특성상 수비 능력을 갖춘 외야수를 물색하고 있었다. 라모스는 MLB 평균 수준의 수비력과 강한 어깨를 가졌고, 타석에서는 공까지 배트가 짧게 나오고 인사이드-아웃 스윙으로 스프레이 히터라는 강점이 있다"고 영입 배경을 설명했다.이형석 기자 2023.12.21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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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S 2] 1승 1패 원점 시리즈…3차전은 'LG 천적' 벤자민 vs '국내 에이스' 임찬규

한국시리즈(KS·7전 4승제)가 원점으로 돌아왔다.LG 트윈스는 8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KT 위즈와 2023 KS 2차전에서 5-4로 역전승을 거뒀다. 이날 승리로 1승 1패 동률을 맞춘 두 팀은 9일 하루 휴식한 후 10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시리즈 3차전을 치르게 된다. LG는 국내 에이스 임찬규가 나선다. 염경엽 감독은 이미 일찌감치 그의 3차전 선발 등판을 예고한 바 있다. 임찬규는 올 시즌 30경기에 등판해 14승 3패 1홀드 평균자책점 3.42로 호투했다. 14승은 올 시즌 국내 투수 중 최다승 기록이다.롱 릴리프로 올 시즌 출발했던 임찬규지만 대체 선발로 시작해 붙박이 선발 자리를 차지했고, 외국인 투수 등 선발진 전반이 흔들리던 올 시즌 처음부터 끝까지 선발진을 지켜냈다. 임찬규는 올 시즌 KT전 4경기에서는 1승 1패 1홀드 평균자책점 6.61로 부진했다. 한편 역전 홈런을 허용해 1패를 안은 KT는 LG 천적 웨스 벤자민이 출격한다. 지난해 대체 외인으로 KT를 찾은 벤자민은 올 시즌 29경기에서 15승 6패 평균자책점 3.54로 호투했다. 특히 LG전에서는 막강한 천적이었다. 5경기 등판해 4승 무패 평균자책점 0.84로 저승사자나 다름 없었다.잠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3.11.08 2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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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업? 부상? 우린 그런 거 몰라요, 쿠동원·벤자민은 달랐다

사나흘 휴식 후 등판, 하지만 선수는 불평하지 않았다. 오히려 더 던지고 싶다는 의사를 내비치고, 코치의 중재가 있을 땐 ‘결정을 존중한다’라면서 홀가분하게 그라운드를 내려왔다. KT 위즈 윌리엄 쿠에바스와 웨스 벤자민은 그렇게 가을야구를 지배하며 팀의 한국시리즈행을 이끌었다. KT는 NC 다이노스와의 플레이오프(PO·5전 3선승제) 1·2차전에서 내리 패했다. 공교롭게도 외국인 원투펀치를 내보내고 얻은 결과였다. 야수 실책과 타선의 빈타가 겹치며 고전했다. 하지만 이들은 4·5차전에서 영웅이 됐다. 쿠에바스는 사흘 휴식 후 등판한 4차전에서 6이닝 1피안타 무실점으로 반등했고, 벤자민도 닷새 만에 오른 5차전 마운드에서 5이닝 2실점 호투로 초반 흔들리던 팀을 안정시켰다. 닷새 미만의 휴식 후 등판은 투수들의 체력에 큰 영향을 미친다. 충분한 휴식 여유가 주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리그에서 5~6선발 제도가 자리 잡은 것이 이 때문이고, 화요일·일요일에 등판하는 투수에게 항상 체력 이슈가 따라붙는 것도 이유가 있다. 하지만 사령탑은 과감하게 승부수를 던졌고, 선수들은 이를 수용했다. 그것도 1년 단기 계약으로 묶여 있는 외국인 투수들이 감독의 주문에 응했다. 최근 외국인 투수 관련해서 잡음이 계속되는 것을 감안한다면 이는 놀라운 일이다. KT는 올 시즌 가을야구에 진출한 다섯 팀 중 유일하게 정상적으로 외국인 원투펀치를 가동할 수 있는 팀이었다. 5위 두산 베어스는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 패배로 외국인 카드를 꺼내 들 기회조차 없었고, 3위 SSG 랜더스는 커크 맥카티, 4위 NC 다이노스는 에릭 페디가 부상 문제로 포스트시즌을 완주하지 못했다. 1위 LG 트윈스도 아담 플럿코가 일찌감치 한국시리즈 출전 불발이 결정됐다. 이 중 몇몇은 태업 문제까지 겹치며 잡음을 낳기도 했다. 하지만 KT의 외국인 듀오는 달랐다. PO 시리즈를 완주했고 투혼도 빛났다. 1차전 75구 후 나흘 만에 등판해 무실점 완벽투를 펼친 쿠에바스는 1984년 한국시리즈에서 혼자 4승을 책임진 최동원(전 롯데 자이언츠)의 이름을 딴 ‘쿠동원’이란 별명이 생겼다. 4차전 후 쿠에바스는 “다음 경기 땐 조금 더 많은 휴식이 필요할 것 같다”라고 너스레를 떨면서도 “더 던지고 싶었는데 뒤에 베테랑 선수들 믿고 내려왔다”라고 말했다. 두 경기에서 야수 실책을 네 차례나 겪으면서도 흔들림 없는 투구를 한 벤자민도 ‘대인배’라는 수식어가 붙었다. 나흘 휴식이라는 힘든 일정에도 “더 던지고 싶었다”라고 말할 정도로 투혼을 펼쳤다. 그는 “나흘 휴식 후 등판은 힘들었지만, 마운드에서 차분하게 던진 게 팀원들에게도 좋은 에너지를 전달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생각이 많으면 악영향을 끼칠 수 있으니 잘 준비했다”라고 덤덤해 했다. 두 선수의 희생은 최근 불거진 외국인 선수 태도 논란에 큰 울림을 선사했다. 실력부터 인성까지, KT는 효자외인의 희생과 활약 덕에 리버스 스윕이라는 마법을 일궈내며 한국시리즈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수원=윤승재 기자 2023.11.06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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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포커스] '외국인 농사 성공' 두산, 셋 다 재계약? "로하스는 신중…포지션 문제 있다"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는 지난해 9위에서 올 시즌 5위로 성적 상승에 성공했다.여러 요인이 있었지만,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게 단연 외국인 농사다. 검증된 카드, 새 얼굴, 대체 외인까지 모두 합격점을 받았다. 검증된 카드는 라울 알칸타라였다. 지난 2020년 두산에서 뛰며 20승 2패 평균자책점 2.54로 활약했던 그는 일본프로야구(NPB) 한신 타이거스에서 2년을 뛴 후 올 시즌 돌아왔다. 기대대로 계산이 서는 시즌을 보냈다. 13승 9패 평균자책점 2.67로 3년 전 못지 않게 호투했다. 특히 31경기에 등판해 192이닝을 소화, 선발 투수 부상에 흔들렸던 두산을 지키는 기둥이 됐다.알칸타라와 함께 시즌을 시작한 건 타자 호세 로하스, 투수 딜런 파일이었다. 로하스는 '중박' 이상이었다. 122경기에 출전한 그는 타율 0.253 19홈런 65타점 52득점을 기록했다. 타율, 타점, 득점은 낮았으나 출루율 0.345 장타율 0.474를 남겼다. 시즌 초중반 유인구에 고전하는 모습을 보였으나 적응기를 거친 끝에 출루와 장타에서 모두 강점을 드러냈다. 두산이 아쉽게 마친 와일드카드(WC) 결정전에서도 로하스는 홈런과 2루타로 제 몫을 했다. 그가 부상으로 경기 중 이탈하지 않았다면 가을야구 결과도 모를 일이었다.로하스와 달리 딜런은 부상으로 부진했다. 스프링캠프 중 골 타박으로 시즌 출발이 늦어지더니 복귀 후에도 팔뚝 부상을 입었다. 결국 2경기 1패 평균자책점 8.00으로 짐을 쌌다. 딜런의 대체는 또 다른 검증된 카드인 브랜든 와델이 채웠다. 지난해에도 두산에서 대체 외인으로 뛴 브랜든은 대만프로야구에서 뛰다 두산과 계약해 한국으로 돌아왔다. 지난해 없던 새 횡슬라이더를 장착했고, 18경기 11승 3패 평균자책점 2.49로 후반기 에이스로 뛰었다. 3명의 외국인 선수가 없었다면 두산은 치열한 순위 싸움에서 5위도 차지하기 어려웠다.하지만 세 명 다 잔류를 장담하긴 어렵다. 이승엽 감독은 지난달 31일 이천에서 취재진과 만나 "올 시즌 개막하기 전 딜런이 부상으로 이탈했다. 알칸타라가 굉장히 힘들었을 거다. 허리 부상 때문에 시즌 막판 결정한 걸 제외하면 빠지지 않았다. 엔트리 제외 한 번 없이 훌륭한 피칭을 해줬다"고 에이스의 헌신을 칭찬했다. 이어 브랜든에 대해서도 "7월에 와 11승을 해줬다"고 치켜세우며 "두 투수와 내년 시즌 같이 가지 않을 이유가 없다. 두 선수의 몸 상태가 괜찮고, 계약에서 이견만 없다면 재계약 추진에 문제가 없다"고 전했다.다만 로하스는 아직 변수가 있다. 이승엽 감독은 "로하스는 타격 부분에서는 좋은 지표를 보여줬다"면서도 "팀 컬러와 맞아야 하니 신중하게 선택해야 할 것 같다"고 말을 아꼈다.포지션 문제 때문이다. 로하스는 코너 외야와 1루 수비가 가능하지만, 모두 수비력이 좋지 않다. 베테랑이 많은 두산은 김재환과 양의지가 있어 지명타자 기용도 쉽지 않다. 더군다나 1루수 양석환은 FA(자유계약선수) 신분이 된다. 양석환의 잔류 여부를 일단 확인해야 로하스를 포함해 야수 라인업 구성을 고민할 수 있다.이승엽 감독은 "외야진을 구축하는 데 있어 공수 호흡을 (팀과) 맞춰야 하는 부분이 있다. 양석환이 잔류하거나 이적하는 모든 상황을 고려해야 한다. (로하스의 재계약 추진은) 급하게 생각할 문제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로하스든 아니든, 두산이 좋은 외국인 타자를 채워야 하는 상황인 건 확실하다. 두산은 올 시즌 팀 타율 0.255를 기록하며 답답한 공격력에 시달렸다. 로하스가 남더라도 올 시즌 보여준 기복 없이 더 뛰어난 성적을 남겨야 공격에 계산이 선다. 두산의 2024년 고민은 이제 막 시작했을 뿐이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3.11.01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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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 1] 매 이닝 점수가 비처럼 쏟아져…'기관총' NC, 4이닝 8득점 KT 폭격

7안타 3볼넷. 그리고 상대 실책 2개까지. NC 다이노스가 4이닝 동안 쉴새 없이 KT 위즈 마운드를 두들겼다.NC는 30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3 KBO리그 포스트시즌(PS) 플레이오프(PO) 1차전에서 1회부터 4회까지 총 8점을 얻어 5회 말 현재 8-1 큰 점수 차로 앞서고 있다. 8점을 낸 건 홈런 여러 방이 아니었다. 홈런은 하나 있었으나 솔로포에 불과했다. 대신 상대 실책을 놓치지 않는 빠른 발, 외야 곳곳으로 타구를 보내는 갭 파워, 상대 기세를 꺾는 대포까지 두루 나왔다. 올 가을 NC의 '토털 베이스볼' 그 자체였다.당초 이날 경기는 치열한 투수전으로 펼쳐질 것이라 예상됐다. NC 선발은 에릭 페디였다. 20승 6패 평균자책점 2.00과 209탈삼진으로 다승·평균자책점·탈삼진 부문에서 투수 3관왕을 기록한 올해 최고 투수였다. 기세는 KT 선발 윌리엄 쿠에바스도 뒤지지 않았다. 대체 외인으로 KT에 돌아온 그는 18경기 12승 무패 평균자책점 2.60으로 올 시즌 승률왕의 영예를 안았다. 두 에이스의 호투 대결이 펼쳐질 거라 예상됐으나 결과는 정반대였다. 기대대로 초반 호투를 이어간 페디와 달리 쿠에바스는 1회부터 흔들렸다. 쿠에바스의 제구가 다소 흔들리기도 했지만, NC 타선의 기세가 뜨거운 게 결정적 요소였다. 두산 베어스와 와일드카드(WC) 결정전에서 승리한 NC는 이후 열린 SSG 랜덧흐와 준PO에서도 3승 무패 시리즈 스윕승을 거두고 PO에 진출했다. 정규시즌에도 강점으로 꼽혔던 손아섭-박민우-박건우 교타자 상위 라인에 더해 외국인 타자 제이슨 마틴, 그리고 하위 타선에서 콘택트를 지닌 서호철과 한 방을 갖춘 김형준의 존재감이 돋보였다.준PO 승리 후 나흘을 쉬고 올라왔으나 타격감은 조금도 식지 않았다. NC는 수원에 와서도 여전한 불방망이를 터뜨렸다. 1회 쿠에바스를 마주한 NC는 손아섭의 안타 후 박민우의 2루타로 단숨에 득점권 기회를 갖췄고 마틴의 희생 플라이로 선취점을 가져왔다. 다만 무사 2·3루에서 1득점이라는 다소 아쉬운 결과물로 마무리됐다. 하지만 분위기는 이후에도 식지 않았다. NC는 2회 초 선두 타자 오영수가 솔로포로 기세를 이어갔다. 쿠에바스와 6구까지 가는 승부 끝에 풀카운트에서 들어온 149㎞/h 하이 패스트볼을 놓치지 않고 공략해 좌중월 솔로포로 연결했다.맹타는 매 이닝 계속됐다. WC에서 보여준 역전 만루포와 같은 임팩트는 없었으나 꾸준히 쿠에바스를 무너뜨렸다. KT는 3회 상대 실책을 놓치지 않았다. 선두 타자 박민우의 타구가 내야 뜬공이 됐으나 3루수 황재균이 놓치면서 살아나갔다. 후속 타자 박건우는 쿠에바스가 스트라이크를 잡기 위해 던진 초구 143㎞/h 직구를 당겨쳤고, 타구는 다시 3루수 황재균을 향했다. 글러브에 맞았고, 그대로 좌익선상에 떨어져 박민우를 불러들이는 적시 2루타가 됐다. 흔들리는 쿠에바스에게 권희동이 안타로 한 점을 더 달아났다.4-1 상황에서 맞이한 4회 KT의 기세를 더 꺾었다. 선두 타자 김형준이 7구까지 가는 승부 끝에 마지막 높은 직구를 골라 볼넷으로 출루해 물꼬를 텄다. 이어 다시 상대 실책으로 기회가 찾아왔다. 김주원의 희생 번트 타구가 투수 정면으로 갔다. 쿠에바스가 이를 2루로 던지면서 병살타 위기가 되는 듯 했지만, 송구는 유격수를 벗어나 외야로 향했다.쿠에바스가 NC에 헌납한 기회는 결국 대량 득점으로 연결됐다. 후속 타자 손아섭이 적시타로 사라졌어야 할 주자 김형준을 불러들였다. KT는 뒤늦게 마운드를 엄상백으로 바꿨으나 NC의 기세를 막기엔 역부족이었다. 박민우가 엄상백을 상대로 볼넷으로 무사 만루 밥상을 차렸고, 박건우의 희생 플라이로 다시 한 점이 더해졌다. 권희동이 빅 이닝의 화룡점정을 찍었다. 2사 만루 상황에서 타석에 들어선 그는 11구까지 가는 승부로 KT 이상동을 괴롭혔다. 풀 카운트에서 4구를 추가로 커트해 타이밍을 잡은 그는 마침내 11구째 공에서 정타에 성공했다. 중견수 배정대가 쫓아갔으나 공은 글러브를 맞고 외야로 떨어졌고, 타구는 플라이에서 싹쓸이 3루타로 변했다. 1회부터 이어지던 득점 행진은 5회가 되어서야 드디어 0이 찍히며 마무리됐다.수원=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3.10.30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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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표는 달성, 색깔은 흐릿…'절반의 성공' 이승엽 호

이승엽 두산 베어스 감독이 다사다난했던 사령탑 데뷔 시즌을 마무리했다. 두산은 지난 19일 NC 다이노스와의 와일드카드(WC) 결정 1차전에서 9-14로 패하며 2023시즌을 마무리했다. 정규시즌 성적은 74승 2무 68패(승률 0.521)로 5위였다.성적만 놓고 보면 목표 달성이다. 두산은 지난 시즌 종료 후 김태형 감독과 8년 동행을 마치고 이승엽 감독을 선임했다. 선수로는 KBO리그 역대 최고 스타였지만 지도자 경험은 전무했다. 이 감독이 물려받은 팀 성적도 9위에 불과했다. 이 감독은 취임식에서 첫 해 목표를 가을야구, 최종 목표를 임기 내 한국시리즈(KS) 진출로 꼽았다. KBO리그 역대 최고액으로 계약(총액 152억원)한 양의지라는 '취임 선물'도 받았다. 그리고 가을야구에 올랐다. 두산의 성적 상승은 양의지 효과 그 이상이다. 양의지는 타율 0.305 17홈런, 스포츠투아이 기준 WAR(대체 선수 대비 승리기여도) 5.26으로 팀에 5승 이상을 더했다. 두산은 그 외에도 지난 2년간 부진했던 정수빈이 타율 0.287 39도루(리그 1위) 출루율 0.375 75득점(이상 팀 내 1위)으로 부활했다. FA(자유계약선수)를 앞둔 양석환도 21홈런 89타점 147안타(이상 팀 내 1위)로 활약했다.아울러 두산은 선발 평균자책점 3.64로 리그 1위에 올랐다. 2020년 20승 5패 평균자책점 2.54를 기록했던 라울 알칸타라가 일본프로야구(NPB)에서 돌아와 31경기 13승 9패 평균자책점 2.67(리그 5위) 퀄리티스타트 22회(리그 1위)로 호투했다. 국가대표로 성장한 곽빈이 12승 7패 평균자책점 2.90, 2년 연속 대체 외국인으로 영입한 브랜든 와델이 11승 3패 평균자책점 2.49로 탄탄한 선발진을 구축했다.과거 '두산 왕조'의 모습으로 돌아온 건 아니나 하위권으로 추락했던 지난해와 180도 달라졌다. 4월 승률 0.522로 출발했고, 6월 19일까지 5할 승률 안팎에서 버텼다. 외인 딜런 파일의 부상이 장기화되는 가운데 잠시 5할 아래로 떨어졌으나 브랜든 합류 후 연승 흐름을 탔다. 7월 1일부터 25일까지 11연승, 9월 9일(더블헤더 2차전)부터 18일까지 7연승을 거뒀다. 7월 25일 기준 3위에 오른 데다 2위 SSG 랜더스와 3경기 차까지 추격했다. 한계도 분명했다. 사령탑은 바뀌었지만, 팀의 주축은 여전히 왕조가 시작된 2015년부터 뛰어온 선수들이었다. 선발 투수로 호투한 최승용, 김동주를 제외하면 투·타 모두 새 얼굴을 찾지 못했다. 특히 야수진은 이유찬·안재석·조수행 등이 두루 기회를 받았으나, 굳건하게 자리 잡지 못했다. 38세 유격수 김재호, 36세 포수 양의지를 대체할 백업 선수가 부족해 체력 문제도 따랐다. 팀 홈런은 100개(공동 3위)였으나 타율 0.255(9위) 1238안타(9위) 620득점(8위) 출루율 0.332(8위) 득점권 타율 0.242(9위) 등에서 하위권에 머물렀다. 결국 가을야구에 오르고도 16일 마지막 홈 경기에서 이승엽 감독을 향해 일부 팬들의 야유가 터져 나왔다.가을야구도 허무하게 마무리됐다. 선발 곽빈이 3과 3분의 1이닝 1피안타 완벽투를 펼쳤으나, 이후 홈런 두 방에 무너졌다. 이승엽 감독은 브랜든과 알칸타라를 당겨쓰지 않았다. 불펜 투수 기용도 1이닝으로 제한했고 그 결과 실점 억제에 완전히 실패하고 가을을 마쳤다.지난해 부임하자마자 마무리 캠프에 집중했던 이승엽 감독은 올가을도 허투루 보내지 않고자 한다. 이 감독은 WC 패배 후 "뒤에서 던질 수 있는 "(필승조) 투수들을 올해부터 준비해 (불펜진에) 과부하가 걸리지 않게 하겠다. (야수진에도) 어린 선수들이 올라와야 팀에 활력소가 생긴다. 젊은 선수들에게 많은 관심을 가지고 내년 즉시 전력 자원으로 만들어야 할 것 같다"고 다짐했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3.10.23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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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정식 등장한 야유…이승엽 감독, 두산 팬 아쉬움 만회할 수 있을까

왕조를 경험한 팬들의 눈이 높아서일까. 아니면 초보 감독의 부족함이 그만큼 컸던 탓일까.두산 베어스는 지난 16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3 KBO리그 정규시즌 SSG 랜더스와 경기를 마지막으로 올해 정규시즌 홈 경기 일정을 마무리했다. 순위는 17일 최종전 결과와 상관없이 5위가 확정됐다.포스트시즌 전 홈 팬들 앞에 마지막으로 선 자리라 이승엽 감독과 선수단은 포스트시즌 출정식을 진행했다. 지난해 9위에서 올해 5위로 순위는 네 계단 올라있다. 취임식에서 이승엽 감독이 밝힌 목표를 이룬 것이기도 했다.그런데 지금까지와의 출정식과 달리 분위기가 그저 화기애애하지만은 않았다. 두산 구단은 출정식이 시작하자 잠실야구장 전광판을 통해 2023시즌 결산 영상을 내보냈다. 영상 중 이 감독의 지난해 10월 취임식 영상이 나오자 일부 팬들이 격려가 아닌 야유를 꺼냈다.순위가 낮아서만은 아닐 거다. 7년 연속 한국시리즈(KS) 진출과 3회 우승을 경험한 두산 팬들의 기준은 물론 높을 수밖에 없다. 그 시기를 함께한 김태형 전 감독을 지켜봐 후임 사령탑에 대한 기대도 클 수밖에 없다.성적과 별개로 아쉬운 부분에 대해 표현했을 가능성이 크다. 현역 시절 KBO리그 대표 홈런 타자로 전설을 쓴 이 감독이지만, 지도자 경험 없이 바로 두산 사령탑으로 부임했다. 선수 시절을 떠올리게 하는 '빅 볼'은 없었다.무엇보다 한 시즌을 치렀으나 결국 팀 재건을 마치지 못했다. 4+2년 총액 152억원에 영입한 양의지가 제 몫을 다 했고, 외국인 투수 라울 알칸타라에 대체 영입 브랜든 와델, 타자 호세 로하스까지 외인 영입도 대부분 '중박' 이상을 거뒀다는 평가다. 정수빈, 김재호 등 주축 선수 여러 명도 지난해 이상 성적을 기록했다.그러나 이 감독이 키우고자 노력한 안재석, 이유찬, 김대한 등 젊은 선수들 중 두각을 드러낸 이가 전무했다. 마운드에서도 새 필승조를 키우지 못해 마지막까지 김명신, 박치국, 홍건희, 정철원에 대한 의존도가 컸다. 스몰 볼, 작전 야구에 대한 논란도 시즌 내내 따랐다.선수층이 얇으니 전력 기복도 심했다. 치고 나갈 때는 연승을 달리며 2위 자리까지 노렸지만, 페이스가 떨어지면 바로 연패에 빠졌다. 16일 SSG전도 그랬다. 8연전 중 7번째 경기를 소화하면서 체력이 떨어진 두산 타선은 SSG 선발 로에니스 엘리아스에게 7이닝 동안 단 1득점에 그쳤다. 이날 엘리아스를 상대로 2루 베이스를 밟은 이가 5회 2루타를 친 허경민이 유일했다. 2023년 두산의 부족한 부분을 단적으로 드러낸 경기였다. 이승엽 감독도 자신의 부족함을 느낀다 했다. 이 감독은 경기 전 "지금까지 (시즌을 소화)하면서 (스스로) 아쉬웠던 부분이 더 많다. 미숙한 점도 있었다"며 "선수들 융화, 경기를 풀어나가는 과정 모두 내가 부족했기 때문에 지금 이 순위에 있다고 생각한다. 내가 더 똘똘하게 했다면 지금보다 더 높은 순위에 가있지 않았을까"라고 말했다. 그는 "나 역시 1년차라서 미숙한 점이 분명히 있었다. 나 또한 올 시즌 많은 경험을 했다. 시즌 끝까지 최선을 다한 다음에 내년에는 더 좋은 지도자가 되도록 노력할 것"라고 다짐했다.와일드카드(WC) 결정전에서 승부사가 돼 팬들의 평가를 반전할 가능성도 분명 있다. 마침 두산은 곽빈과 브랜든 와델 원투 펀치가 대기 중이다. 어떤 팀과 만나도 선발 로테이션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하지만 더 본질적으로는 내년 시즌 이승엽 감독 스스로 '진화'해야 한다. 진화는 과감하고 파괴적인 변화 속에서만 이뤄질 수 있다. 투자 성과에 그치지 않고, 왕조 출신 선수가 아닌 '이승엽'이 길러낸 선수들이 새로운 두산을 이끌 수 있게 만들어야 비로소 '감독' 이승엽의 진짜 시대를 열 수 있다. 이승엽 표 두산은 이제 막 시작됐을 뿐이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3.10.17 0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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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잠실] 가을 대진표 달린 잠실벌 매치…'엘리아스 8승+한유섬 2타점' SSG가 웃었다

SSG 랜더스가 정규시즌 4위 이상을 결정하는 잠실벌 맞대결에서 웃었다. 로에니스 엘리아스(35)와 한유섬(34·이상 SSG) 두 투타 기둥의 활약 덕이다.SSG는 16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3 KBO리그 정규시즌 두산 베어스와 원정 경기에서 치열한 투수전 끝에 3-2 승리를 거뒀다. 이날 승리로 정규시즌 75승 3무 65패를 기록한 SSG는 두산과 승차를 1.5경기로 벌리며 17일 최종전 결과와 상관없이 4위 이상을 확정했다. 반면 15일 LG 트윈스전 패배로 기세가 꺾인 두산은 이날 패배로 최종 5위가 확정됐다. 이날 양 팀은 외인 에이스를 선발로 예고했다. 두산은 15일 기준 13승 8패 평균자책점 2.66을 기록하던 라울 알칸타라가 나섰다. SSG도 대체 선발로 21경기 7승 6패 평균자책점 3.84를 기록하던 엘리아스로 맞불을 놨다.기록만 보면 알칸타라의 우세였지만, 이날 구위는 엘리아스도 못지 않았다. 타선 집중력도 SSG가 나았다. 특히 컨디션을 회복하고 돌아온 리드오프 추신수와 3번 타자 한유섬이 햄스트링 부상으로 정규시즌 나서지 않은 최정의 빈자리를 채웠다. SSG는 1회 초 추신수가 알칸타라의 152㎞/h 직구를 공략해 2루타를 쳐 밥상을 차렸다. 박성한이 번트로 그를 3루까지 옮겼고, 한유섬이 좌익수 희생 플라이로 적시타 없이 선취점을 만들었다. SSG와 달리 두산 타선은 초반 엘리아스를 공략하지 못했다. 1회 1사 후 정수빈이 내야 안타로 출루했으나 호세 로하스가 친 라인드라이브 타구가 엘리아스 글러브로 빨려 들어가 불운의 병살타가 됐다. 2회 역시 삼진 2개를 기록하며 무득점을 이어갔다.그 사이 SSG가 한 점 더 달아났다. SSG는 3회 초 선두 타자 김민식이 볼넷과 진루타로 득점권 주자가 됐다. 이어 1회 타점을 낸 한유섬이 다시 해결했다. 그는 2사 2루 상황에서 알칸타라의 6구 슬라이더를 공략, 우전 적시타로 김민식을 불러들여 리드를 두 점으로 벌렸다. 5회 두산이 2사 후 볼넷과 2루타로 한 점을 추격했지만, SSG가 다시 달아났다. SSG는 7회 초 구원 등판한 김명신을 상대로 박성한이 안타를, 홍건희를 상대로 한유섬이 볼넷을 기록해 두산을 압박했다. 이어 길레르모 에레디아가 홍건희를 상대로 3루 방면 강한 타구를 쳤고, 타구가 3루수 허경민의 얼굴을 맞고 내야 안타가 됐다. 두산은 유격수 박준영이 뒤늦게 공을 잡아 포수에게 송구했지만, 홈 경합 상황에서 양의지가 공을 놓쳐 실점이 더해지며 그대로 SSG의 승기가 굳혀졌다. 두 점의 리드는 8회 노경은(1이닝 무실점) 9회 서진용(1이닝 1실점)이 지켜냈다.SSG는 선발 엘리아스가 7이닝 동안 98구를 던지면서 4피안타 2볼넷 5탈삼진 1실점을 기록하며 시즌 8승(6패)을 가져갔다. 평균자책점도 3.84에서 3.70까지 낮췄다. 타선에서는 멀티 히트는 없었으나 3번 타자 한유섬이 2타수 1안타 1볼넷 2타점으로 해결사 역할을 해냈다.두산은 선발 알칸타라가 6이닝 4피안타 3볼넷 1사구 3탈삼진 2실점으로 시즌 22번째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로 단독 1위를 기록했으나 득점 지원을 받지 못해 9패를 떠안았다. 타선에서는 2번 타자 정수빈이 3타수 2안타 1볼넷으로 분전했고 김인태가 9회 추격의 솔로포를 터뜨렸다. 그러나 로하스, 양의지, 강승호 등 중심 타자들이 무안타로 침묵해 역전을 이루지 못했다. 이날 결과로 5위가 확정된 두산은 17일 인천 SSG전에서 왼손 투수 장원준을 선발로 예고했다. 17일 경기 승패와 상관없이 5위로 와일드카드 결정전에 나서는 가운데 1차전 선발로 곽빈을, 2차전 선발로 브랜든 와델을 출격시킨다. 승리 팀 SSG는 최종전인 17일 김광현 등판을 예고해뒀다. 포스트시즌에는 왼손 오원석과 오른손 문승원이 나설 예정이다.잠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3.10.16 2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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